마중물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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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세미나 28학기 4강 발제문>

 

자유에 관한 선언

-밀의 악마의 옹호자를 중심으로

 

25.4.27 / 홍 수 화

 

존 슈트어트 밀은 그의 저서 <자유론>을 통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옹호하였다. 1859년에 쓰인 이 책은 160년이 지났지만 이미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를 알아차린 듯 하다.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의 뜻은 가톨릭교회에서 성인 후보로 지명된 사람이 성인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는 역할을 하는 자로 성인 후보에 대해 악역을 자처하는 것인데, 이 악마의 대변인이 제기한 모든 비난에도 성자로 그 타당성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밀은 <자유론>에서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고 반증할 자유를 완전히 인정해 주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의견이 자신의 행동 지침으로서 옳다고 내세울 수 있는 절대적인 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론의 자유가 의사결정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다수의 의견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고쳐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악마의 대변인은 공동체의 운명이 걸린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밀은 우리가 틀림없을 것이라고 완전히 믿는 것들일지라도, 온 세계로 하여금 그것들이 근거 없음을 증명해 보이도록 초청하고, 그 기회를 항상 열어놓아야 진실에 도달하게 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진실이 발견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때 밀은 사상과 토론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지금의 세상은 다수가 지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여긴다. 이러한 상식들의 늪에서 우리는 침묵할 수도 섣불리 개입을 하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비판과 토론이다. 자각한 시민들은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판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비판이라고 하면 그것을 비난으로 듣는 것이다. 세상을 부정적이고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비판의 대립어는 순응과 수용이라고 한다. 따라서 비판은 현실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원인을 찾아 가는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판은 매우 희망적이다. 비판없는 사회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비판은 현실을 드러내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비판해야 하는가? 나는 우리의 상식과 대면해야 한다고 본다. 자본주의, 숙명론,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중립주의, 인종차별, 남녀차별 등 특정 세력의 철학과 이익을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권력과 대면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누군가에게는 불리한 상식을 문제 삼아 그 이면에 있는 권력과 이념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비판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의 실천이다. 비판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비판은 토론을 필요로 한다. 토론을 통해 세상을 읽고 자신과 공동체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

 

밀은 <자유론>의 결론에서 국가의 가치는 결국 그 국가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의 가치이다. 국민 개개인들이 정신적인 능력이 폭 넒어지고 수준이 높아졌을 때에 그것이 가져다줄 이익을 소홀히 한다면, 국가가 비록 좋은 목적이라고 할지라도 국민 개개인들을 더욱 유순하게 만들어 국가의 말을 더 잘 듣는 사람들이 되게 함으로써 그 국민을 왜소하게 만든다면, 그런 국가는 국민에게서 활력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결국 그런 국민이 전혀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사상과 토론의 자유가 위기에 처했다. 개인은 군중 속에 매몰되어 여론이 지배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여론은 대중의 의견으로 둔갑해 횡포를 부리고 다른 의견들은 침묵시킨다. 밀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절대적 자유를 주장하는 논의를 폈다. 인류의 모든 창조적 성취가 다수 의견에 의문을 품은 소수와 그들에게 귀 기울인 집단 덕에 나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밀의 문제의식을 통해 우리는 호모폴리티쿠스로서 생각당하는 나에서 생각하는 나로 토론하는 동료들과 만나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성찰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식이 전복되고 공동체 안에서 현실에 개입할 수 있는 정치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